‘생태문화로’ 조성한다던 국화저수지, 그 후 10년

강화읍 국화저수지는 1978년 조성됐다. 강화군민 식수원으로 사용될 만큼 깨끗하고 맑았다. 주변 풍경도 아름다워 주민들 칭송이 자자했다. 하지만, 약 20여년 전부터 민가가 늘어났다. 저수지 주변엔 축산농가도 들어섰다. 물이 오염됐다. 상수원 기능은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강화군은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군은 2010년, 동락천 개발사업 일환으로 국화지를 중심으로 생태문화로를 조성했다. 강화군민들이 애용하는 7만여 평 수변공원과 3km 산책로가 재탄생했고, 풍광좋은 낚시터엔 수도권 ‘강태공’들이 모여들었다.

강화군은 넓은 땅이 아니다. 그 면적에 비해 저수지가 많다. 그 가운데 국화저수지는 산책과 운동을 겸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 가장 나은 편. 강화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쾌적한 휴식 공간으로 제법 유명세를 떨쳤다. 과연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강화시니어신문은 5일, 강화나들길 5코스 중 하나인 국화저주지 주변을 답사하며 전 구간을 살펴봤다.

이날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강화나들길은 해안을 따라 1.3km마다 자리한 돈대와 강화산성 사이를 잇는 길, 그리고 고려왕릉을 에둘러 도는 길을 이어 만든 탐방로다. 산과 들판, 바다 등 자연과 문화재를 함께 즐기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한국관광공사 설명이 무색했다. 산책길 주변 유수지엔 잡초와 잡목들이 우거져 있었다.

그렇다면, 어느 기관이 관리 주체일까.

농어촌개발공사에 문의하니, “소유권은 농어촌개발공사에 있지만 유지·보수관리는 강화군 소관”이라고 했다.

강화군 담당자는 “연간 여러 차례 제초작업도 한다”며, “그 외엔 형편상 다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과연 산책로가 맞을까. 길을 따라 구간구간 주저앉고, 벌어지고, 물이 고였다. 일부 구간은 미끄러져 넘어질까 걱정됐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조심조심 걸어가야 할 정도다.

생태 연못 주변 데크는 그나마 나은 편. 그 동안 일부 수리한 흔적이 보였다. 하지만, 안전 상 문제가 많았다. 곳곳이 낡고 파손됐다.

체육기구 중 일부 노후하거나 파손된 기구는 교체된 것도 있었다. 하지만, 그 주변 잡초가 무성하다. 산책로를 이용하는 주민은 물론, 관광객 조차 의문을 갖는다.

산책길에서 만난 주민 김모 씨는 “재정자주도가 열악한 강화군이 수 십억 들여 만든 공원인데, 이왕 만든 시설을 제대로 유지·관리하는 게 중요하지 않느냐”며, “많은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이처럼 잡초가 무성한 채로 버려지면 되겠냐”고 반문했다.

풍광이 너무 아름다운 제방길. 난간은 한경덩굴이 차지했다. 사진=최세희
나들길 5코스 일부이기도 한 산책길. 사진=최세희
산책길 주변은 정리가 안 되고 잡초가 무성하다. 사진=최세희
배수가 안 되고 물이 고여 지나가기 조심스럽다. 사진=최세희
노후하해 파손된 산책로 데크길. 사진=최세희
운동기구 주변에는 잡초가 무성하다. 사진=최세희
주민편의를 위해 공연 공간으로 조성된 공간. 풀밭이 됐다. 사진=최세희
산길에 널브러진 지주목. 사진=최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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