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유소년타악그룹) 풍물선반 공연. 사진=윤석룡

제23회 산골음악회가 12월 30일 오후 4시 충남 논산시 벌곡면 덕곡리 나눔터 공연장에서 400여명의 관객이 참석한 가운데 이종필(목원대미술과) 교수 사회로 성대하게 펼쳐졌다.

이 산골음악회는 문화생활 소외지역인 이곳에서 1999년부터 매년 12월 마지막 토요일에 열린다. 코로나가 심했던 2020년과 2021년 이태만 제외하고 올해까지 23회째 선보이고 있다. 알만한 음악인들은 모두 안다는 제법 유명한 음악회다.

이 음악회는 전국 각처에서 주최 측 초청을 받은 팀만 참가할 수 있다. 모든 공연은 출연진의 재능기부로 이뤄지며, 공연을 관람하는 모든 참석자에게는 식사와 숙소가 무료로 제공된다.

산골음악회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김갑수 원장. 사진=윤석룡

흥미로운 것은 이 행사를 25년 전부터 기획, 주관하는 주인공이 강화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한 김갑수(70, 강화읍 신문리 출생) 원장이란 사실이다. 강화시니어신문은 함께 사는 세상 ‘나눔터’ 김갑수 원장이 이 행사를 시작하게 된 동기를 별도로 취재할 예정이다.

김갑수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저는 23회째 똑같은 말을 했는데 오늘은 안 하겠다. 맛있는 이 음식은 우리 동네 덕곡리 마을 어르신들이 이틀 동안 만들어 주셨다. 오늘 출연하신 분들을 모시려면 많은 출연료를 드려야 하는데 우리 음악회는 무료로 재능기부해 주셨다. 오늘 모두 행복한 시간이 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은 2023년 전국 K-유스타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타미(유소년타악그룹)’ 의 ‘풍물선반’ 연주로 첫 문을 열었다.

이순선 · 조윤선 시인의 축시 낭송 사진=윤석룡

이어 축시 낭송으로 이순선·조윤선 시인이 엘리자베스브라이닝의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로 이어졌다. 두 시인은 낭낭하고 풍부하게 감성이 녹아있는 음성으로 시를 낭송, 청중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두 번째는 34년 전통예술을 자랑하는 한빛풍물단(대표 박찬용) 공연으로, 경기민요 청춘가를 국악인 길기인이 구성진 가락으로 불러 만장의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를 이끌어 냈다.

경기민요 청춘가를 부른 국악인 길기인(대전한빛풍물단). 사진=윤석룡

 

판소리 ‘심봉사 뺑덕어미를 찾아가는 대목’을 부른 이영화 국악인. 사진=윤석룡

1인 창극 심봉사 뺑덕어미를 찾아다니는 대목은 이영화(대전무형문화재판소리) 이수자가 불렀다. 이어 사물놀이 웃다리풍물을 조영환과 단원들이 연주해 관중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사물놀이 웃다리풍물을  한빛풍물단 조영환과 단원들이 연주하고 있다. 사진=윤석룡

세 번째 무대는 추억의 7080 음악 순서로 ‘사랑의 눈동자’ 와 ‘로망스’ 등을 기타연주가 김사영(대전플랫폼) 대표가 감미로운 선율로 들려줬다. 청중들은 이내 젊은 시절의 추억 속에 잠기며 그리운 옛날을 소환했다.

‘사랑의 눈동자’를 감미로운 기타의 선율로 연주하는 김사영 대표. 사진=윤석룡

네번째 무대는 백숙현(54, 한국계독일인) 씨가 ‘독일여인의 아리랑 사랑’을 피아노로 연주했다. 김갑수 원장의 소개로 마이크를 잡은 백숙현 씨는 모처럼 찾은 모국 산골음악회가 감격스러운지 눈물이 그렁그렁한 모습으로 청중에게 인사말을 했다. 그는 파독광부와 간호사였던 부모님이 늘 그리워하던 한국 생활을 체험하기 위해 현재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국내에 체류 중이다.

‘독일여인의 아리랑 사랑’을 피아노로 연주한 후 인사말을 하는 백숙현씨. 사진=윤석룡

다섯 번째 무대는 일통 김청만(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고법예능보유자) 선생 지도를 받는 제자들 순서였다. 국악인 안영옥은 판소리 춘향가 중 옥중가 ‘쑥대머리’를 불렀고, 국악인 김남식(한국의 장단교실) 대표는 국악인 특유의 우렁차고 탁트인 탁성으로 화초장을 불렀다. 회원 전체가 판소리고법7장단(진양→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휘모리→엇모리→엇중모리)을 연주해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판소리 ‘화초장’을 부르는 김남식 국악인. 사진=윤석룡

여섯 번째, 부여 추양리 두레풍장(이영자 외) 한량무가 무대를 장식했다. 농사 1등, 춤판 1등을 자랑하는 이들은 우리 선조들의 춤의 멋을 한껏 과시하는 율동을 선보이며 우렁찬 박수를 받았다.

한량무를 추는 부여 추양리 두레풍장 단원들 사진=윤석룡

일곱 번째는 ‘가야금병창’으로 고운소리병창팀(김경옥·이진경·함용재·조아영)이 강영록 장단에 맞춰 구아리랑 외 몇 곡을 불렀다.

고운소리병창팀(김경옥, 이진경, 함용재, 조아영)의 ‘가야금 병창’ 사진=윤석룡

여덟 번째 무대는 김영숙(국가무형문화재 선소리산타령) 이수자가 ‘진도북춤’의 진수를 보여줬다.

‘진도북춤’을 추는 김영숙(국가무형문화재 선소리산타령) 이수자     사진=윤석룡

마지막 순서로 사물놀이패 ‘소리샘풍물단’은 ‘삼도’를 연주해 청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산골음악회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사물놀이패 ‘소리샘풍물단’의 ‘삼도’ 연주 장면       사진=윤석룡

음악회는 끝났지만 모든 참석자들이 재능을 발휘하는 노래방 파티는 밤 늦게까지 계속됐다. 그동안 음식과 막걸리가 계속 제공된 것은 물론이다. 주최 측은 따뜻한 잠자리에 이어 이튿날 아침 해장국까지 제공했다. 모든 참석자들이 일년 동안 목을 빼며 기다리다 참석하는 산골음악회, 내년에도 이 음악회는 계속될 예정이다.

모든 참가자들에게는 무료로 음식과 숙박시설이 제공된다. 사진=윤석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