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회 중 정간배례를 잘 지키도록 당부하는 양재형 사두. 뒤에 정간현판이 게시되어 있다. 사진=전성숙

강화정이 지난 6일 오전 11시 강화정 다목적 홀에서 올해 첫 삭회(월례회) 겸 자정대회를 열었다.

강화정은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용정리 870-1에 위치한 국궁장이다. 강화정은 2021년 7월에 준공하여 전국 최고라고 해도 될 만큼 훌륭한 시설로, 강화군민뿐만 아니라 타지역의 어느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국궁에 입문하면 활쏘기부터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강화정의 사원수칙을 숙지하고, 궁도구계훈(弓道九戒訓)을 비롯한 지켜야 할 예의범절에 대하여 교육받는다. 교육내용 중에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정간배례(正間拜禮)가 있다.

정간배례란 우리나라 대부분 사정에 「正間(정간)」이라고 한문자로 써놓은 현판이 있는데, 활터에 오고 나갈 때에 현판방향으로 예를 갖추는 것을 말한다. 정간배례는 근래의 풍습으로 관습화됐다.

온깍지활쏘기학교 정진명 교두는 2020년 9월 20일자 충청매일에 “활터는 활 쏘는 것이 최우선이다. 활터에 활을 쏘는 행위 그 이상의 것이 있으면 안 된다. 그건 운동이 아니고 종교가 된다. 정간배례는 긁어 부스럼이고, 과유불급이다”라고 정간배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반면 최석규(2018, 국궁의 射風에 관한 역사⋅철학적 고찰- 正間拜禮를 중심으로-한국체육사학회지 제23권 제2호)는 정간배례를 정간을 향해 스스로 경건함을 갖추는 겸손과 공경의 철학적 가치로, 활터를 출입할 때마다 어른자리를 향해 옷깃을 여며, 자숙하며 자신의 허물을 되돌아 볼 줄 아는 예의 도덕적이며, 실천적 행동철학으로서의 의례로 강조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강화정의 양재형 사두(국궁장에서 가장 높은 어른)는 삭회 중 정간배례는 정간에 대한 존엄성과 어른에 대한 공경, 활쏘기의 전통계승과 발전을 위해 헌신한 선대 궁도인들을 기억하는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으로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으로 강조했다. 그리고 정간배례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꾸짖고, 꼭 정간배례를 하기를 당부했다.

점심식사 후 자정대회가 실시되었다. 자정대회는 모두 3순을 냈다. 1순은 화살 5발을 의미하며, 3순은 사대에 올라 5발을 쏘고 내려오고를 3번 반복하는 것이다. 경기는 3순을 낸 것으로만 점수를 정했다.

개인전은 남자와 여자를 구분하여 제일 점수가 좋은 사람을 3등까지 시상했다. 단체전은 경기가 모두 끝난 후 제비뽑기로 조를 정해서 우승조를 결정했다. 과녁을 하나도 맞히지 못해도 등위에 들 수도 있고, 점수를 많이 냈어도 등수에서 제외될 수도 있는 복불복(福不福)게임으로 진행됐다. 그래서 열심히 한 사람은 실력대로 상을 받을 수 있고, 본인의 실력이 부족해도 우승한 조의 일원이 돼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참석자들은 “국궁은 마음가짐이 조금만 흐트러져도 어려움이 있는 운동이니만큼, 새해에는 좀 더 심신을 수련해야겠다”는 각오를 새로이 다지며 2024년 첫 삭회 및 자정대회를 의미있게 마쳤다.

경기에 임하고 있는 강화정의 사원들. 사진=김기선
화이트보드 왼쪽의 검은색 ①, ②, ③은 남자 개인전 우승자이고, 빨간색 숫자는 여자 개인전 우승자이다. 오른쪽 조 위에 있는 숫자는 단체전 우승조이다. 사진=전성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