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하나된 화합의 장- 강화 아버지합창단 송년회

강화 아버지합창단 송년음악회가 12월 23일 오후 4시 하나로마트 2층 강당에서 열렸다.

강화 아버지합창단은 창단된 지 12년된 단체다. 지휘자 정재환과 반주자 황예은도 창단멤버로서 12년째 함께 하고 있다. 아버지합창단원들은 코로나-19 때도 수칙을 지켜가며 연습했을 정도로 음악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가득차 있다.

합창단은 연간 1~2회 연주회를 통해 지역사회 정서 함양에도 도움을 주고 있으며, 가족 친지들과의 화합에도 한 몫 하고 있다.

꽃다발을 준비한 합창단원의 한 부인은 “남편이 이사오자마자 합창단원으로 가입했는데 연습하러 가는 것부터, 공연하는 것까지 모든 과정을 즐기고 있어 옆에서 덩달아 즐겁다”고 전했다.

공연시작 전 임재원 단무장(음악관련단체에서 총무역할을 하는 사람)은 강당을 꽉 채운 관객을 보며, “추운 날씨에도 와 주셔서 감사하다”며, “음식을 더 많이 준비했어야 했는데 음식이 부족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방청객들이 “조금씩 먹겠다”고 답해 공연장이 웃음바다가 됐다.

필요한 순간에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이영엽 고문. 사진= 전성숙

1부가 시작되자 22명의 합창단원들이 한명씩 입장했다. 첫번째 줄의 입장이 끝나기도 전에 “할아버지다”라고 외치는 어린이가 있었다. 자신의 가족이 입장할 때마다 반가와서 조금씩 소란스럽기는 했으나 첫 곡인 ‘하늘 보다 높은 사랑’이 중후한 목소리로 울려 퍼지자 장내는 깊은 가족애에 빠져 들었다. 다음 곡인 ‘떠나가는 배’가 연주되는 동안은 모두가 비련의 주인공이 된 듯, 어린이들도 그 느낌 안다는 듯 각자의 상념에 묻혔다.

2부는 길상 색소폰 동호회 연주가 있었다. 길상 색소폰 동호회도 거의 12년째 유지돼 아마추어 동호회라고 보기엔 출중한 실력자들이 포진돼 있다. ‘안개’에 이어 들려 준 흥겨운 징글벨 연주는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젖게 하며, 관객의 손뼉 박자와 함께 장내를 하나로 만들었다. 앵콜곡으로 연주한 ‘마마스 앤 파파스’의 ‘캘리포니아 드리밍’은 50년전 학창생활을 보낸 이들을 아련한 추억 속에 잠기게 했다.

뒤이어 등장한 조성달 단장은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예술의 작은 씨앗이 뿌려진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더라. 그러나 지금 12년을 이어오고 있으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 탈 없이 12년을 이어오고 있는 이유에 대해 “아버지 합창단이 혼성이 아니어서”라고 말해 장내에는 다시 한번 폭소가 터졌다.

조성달 단장은 “아버지 합창단에서 열심히 활동하도록 지지한 부인과 가족들을 위해 아버지합찬단에서 노래를 가장 잘 부르는 단원으로 특별히 구성했다”며 다음 순서를 소개했다. 김진우와 김용성이 이중창으로 부른 ‘A Love Until the End of Time’은 이 세상 끝날 때까지 영원히 사랑하겠다는 맹세로 들려 플라시도 도밍고보다 더 진한 감동을 전했다.

아버지합창단에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가족들을 위해 부르는 이중창. 사진= 전성숙

이어서 장대순이 부른 ‘겨울새의 사랑’도 언제까지나 한마음으로 언제까지나 부부의 사랑이 이어지길 기원해 주는 것 같아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3부의 첫 곡은 희망가였다. 4부합창으로 들려 준 깊이 있는 울림은 곡명이 희망가임에도 불구하고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3부가 끝나자 단장은 아버지 합창단을 함께 했던 고문 이영엽을 소개했다. 그는 지휘자와 반주자에게 금일봉을 전달했다. 늘 옆에서 아버지 합창단을 물심양면 지원하고 있다. 가곡 ‘목련화’를 들려 주어 또 다른 감동을 주었다.

이어서 4부에는 반주자 황예은이 캐롤 메들리를 연주해 주어 다시금 크리스마스 시즌임을 실감나게 해 주었다. 지휘자 정재환은 ‘대부’ OST인 ‘Parla più piano’를 들려주었다. 곡이 끝났음에도 여운이 남아 뒤늦게 박수를 열정적으로 쳤다.

마지막 5부에는 아버지 합창단의 김세환 메들리가 이어져 어깨까지 들썩하게 했다. 이날 송년회는 가곡, 가요, 팝송 등 다양한 쟝르에 걸쳐서 명곡들을 연주함으로써 가족을 포함한 250여명의 관객을 감동케 했다. 마지막으로 들려 준 ‘우리’는 노래로 하나가 되자는 아버지합창단의 정체성을 잘 드러냈다.

송년회가 끝나고 만찬이 이어졌다. 음식은 단무장의 우려와는 달리 떡, 과일, 편육, 김밥 등 종류도 가지가지, 양도 푸짐하게 준비돼 귀 호강 후 입도 호강하는 행복한 시간이 됐다.

끝까지 함께 한 김학순(67) 주민자치위원장은 “연주가 훌륭하여 우리만 보기가 너무 아깝다”며, “좀 더 넓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힐링의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고 했다.

강화 아버지 합창단의 문은 항시 열려 있다. 자격은 음악을 사랑하는 아버지면 된다. 물론 할아버지도 환영이다.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임재원 단무장(010-5548-0959)에게 연락하면 된다.

전성숙 기자
전성숙 기자
교육학박사, 강화시니어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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