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 국제교류음악회, 감동과 힐링 선사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국제교류음악회(이하 음악회라 칭함)가 지난 4일 오후 3시부터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개최돼 관람객들에게 감동과 힐링을 선사했다.

먼저 혜광학교 이석주 교장이 인사말을 했다. 이석주 교장도 시각장애인이며,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였다.

이석주 교장은, 시각장애인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한 마디 한 마디 외워 연주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강조했다.

이석주 교장은 “시각장애인들은 모두 이어폰을 끼고 지휘자의 말을 들으며 연주한다”고 설명, 관중들에게 이들이 어떻게 지휘자 의도를 알고 연주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줬다.

이석주 교장은 “시각장애인을 만났을 때 도와주려는 마음으로 시각장애인을 잡아주려고 하는데, 그러지 말고 팔꿈치만 내어 주고 반 보 정도 앞서 가면 알아서 잡고 갈 수 있다”며, “팔꿈치만 내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박기화 지휘자의 프로그램 소개로 음악회가 시작됐다. 소개하는 중에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입장이 있었다. 이미 의자는 놓여있었고, 단원들은 한 손에 악기를 들고 다른 손은 안내자의 팔꿈치를 잡고 입장했다. 음악회라면 마땅히 있어야 할 악보와 보면대는 없었다.

첫 곡으로 연주한 비제의 ‘카르멘 서곡’이 힘차게 장내에 울렸다. 안내자에 의지해 입장한 시각장애인들이 연주를 잘 해낼 수 있을지 우려했던 마음이 일순간 사라졌다. 이어 연주한 ‘라이언 킹’도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뒤 이어 홍콩시각장애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 있었다. 홍콩 티모시의 지휘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매우 친숙한 ‘어메이징 그레이스’와 ‘마이웨이’도 관객을 감동시켰다.

다음은 시각장애인으로 태어나 4세부터 바이올린을 공부한 일본 다카요시 와나미가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노래, ‘아름다운 로즈마린’ 등을 연주해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역시 시각장애인으로 태어나 3세부터 피아노를 배운 대만 연주자 황위시앙은 재즈음악으로 또 다른 감동의 세계를 접하게 했다.

이어진 이스라엘 살바밴드도 비틀즈와 사이먼과 가펑클 등의 곡으로 장내를 흥겹게 했다. 특히 2명의 메인 보컬은 시각장애인으로 열정적으로 노래를 부르며 관객의 호응을 끌어 내 모두가 손뼉 치며 박자에 맞춰 즐거운 시간을 선사했다.

마지막 순서로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가 댄싱킨, 맘마미아 등의 아바메들리를 연주했다.

이번 음악회는 음악의 장르를 넘나들며 프로그램이 구성돼 지루할 틈 없이 집중할 수 있었다. 또한, 앵콜송인 요한스트라우스 ‘라데츠키 행진곡’도 음악회장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모두에게 감동과 힐링의 장을 제공했다.

전성숙 기자
전성숙 기자
교육학박사, 강화시니어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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