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을 들고 즐거워하는 자서전반 어르신들. 사진=김정자
자서전 표지. 사진=강화군노인복지관

강화군노인복지관(관장 윤심) 자서전반이 21일 드디어 자서전을 발간했다.

전인곤(89, 불은면) 대표 외 12명이 작성한 자서전을 한데 묶어 어엿한 한권의 책으로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다. 이 책에는 인문학반 이상옥(89, 강화읍) 어르신 외 5명의 글도 포함돼 있다.

강화군노인복지관 윤심 관장은 발간사에서 “어르신들의 삶은 평범해 보일지라도 위대한 인생이고, 온 몸으로 헤쳐오신 어르신들의 삶의 무게가 글 속에 녹아 있습니다”라며, “행복한 지금, 삶의 가치를 유산으로 물려주신 이야기가 앞으로 젊은 세대에 귀감이 되는 다채롭고 주옥같은 글이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유천호 강화군수는 축사에서 “자서전 쓰기에 도전한 어르신들이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한 권의 책으로 탄생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신 열정과 도전 정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자서전을 읽으면서 아직도 어르신들의 삶에 생기가 넘침을 느낍니다”라며, “이 책을 시작으로 더 많은 어르신들과 군민들이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 한 발 내디딜 수 있는 용기가 전해질 것을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대한노인회 인천강화지회 장기천 회장은 축사를 통해 “자서전 발간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신 어르신들이 이번 자선전 출판을 계기로 어르신들이 살아오신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기회가 되고, 우리 인생의 추억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리라 사료됩니다”라며, “이 세상에 내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서로 나누고 함께 하면서 즐거운 세상을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축하케이크를 준비하는 김원수 교수와 김인실 총무. 사진=김정자

자서전반의 연장자 황원준(92, 양도면) 씨는 자서전에서 “1945년 8월 15일 해방 된 날에 소학교 운동장에 걸린 태극기를 처음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6.25를 겪으면서 당했던 고생담과 해병대 군복무 과정과 고향에 정착하여 작은 교회 장로로 신앙생활하는 과정 등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구예서(89, 불은면) 씨는 불은면 10대 조합장으로 강화농협 발전에 노력했던 일, 향교에서 공자, 맹자를 공부하는 일상을 자서전에 담아내고 있다.

고남진(81, 강화읍) 씨는 전쟁 고아로 고아원에서 어렵게 자랐고 베트남 참전 후 고엽제 피해로 고생했던 일, 부인과 사별 후 태국인 부인과 재혼 후 2명의 자녀를 입양하여 학업을 계속하도록 지원하고 있는 일 등을 가식 없는 문장으로 표현하고 있다.

자서전반의 한 어르신은 “내가 자서전을 쓸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렇게 책으로 나온 것을 보니 신기하고, 내 인생이 괜찮은 인생이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아내와 자식들의 나에 대한 대우가 달라진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서전반과 인문학반을 지도한 김원수(72, 전삼도중 교장) 교수는 “어르신들이 의욕은 넘치시지만 컴퓨터 능력, 어휘표현력 등 여러가지 여건이 부족하여 애쓰시는 모습을 보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러나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고  이렇게 번듯한 자서전을 손에 쥐신 모습이 장하시다”라며, “이 어르신들의 도전정신을  자녀들과 주변 분들이 배우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