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노인복지관은 8월 12일 오후 3시 본관 4층 대강당에서 연극 ‘마중다방’을 공연했다. 연극을 마치고 길덕호 감독과 연습과정에 도움을 준 우희서, 전보람 배우(오른 쪽 두 명)와 풀무단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왕영분
강화군노인복지관은 8월 12일 오후 3시 본관 4층 대강당에서 연극 ‘마중다방’을 공연했다.
‘마중다방’은 강화군 최초의 극단 ‘풀무’ 단원들이 길덕호 감독의 지도 아래, 배우 우희서·전보람의 도움을 받아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단원들은 지난 5월 20일 첫 모임에서 1970년대 다방의 모습을 이야기 나누며 준비를 시작했고, 6월 초 대본 완성 이후 평균 연령 70대 중반임에도 대사를 외우고 잊기를 반복하며 꾸준히 연습해 이번 무대를 만들었다.
공연을 관람한 한 지인은 “연극이 점점 성장해 가는데 오늘이 가장 감동적이었다”며 큰 박수를 보냈다. 또 익명을 요구한 한 관객은 “엄마 역할을 맡은 배우가 하늘을 향해 ‘어머니, 엄마!’ 하고 부르는 장면에서 누르고 있던 감정이 무너졌다”며 깊은 감동을 전했다.
노인복지관 인문학반 수강생 김인실(70대) 씨는 “후렴 부분이 우리들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졌다”며 출연진과 제작진의 노고에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세신사 역을 맡은 왕영분(79) 씨는 “아직도 무대에 서 있는 듯하다. 박수소리가 귀에서 떠나질 않는다. 잠시 꿈을 꾼 듯했지만 인생의 또 한 페이지를 넘긴 것 같다”며 소감을 남겼다.
마담 역을 맡은 한인숙(74) 씨도 “끝났다고 생각하기엔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우리 힘으로 다른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는 사실이 뿌듯하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은 노년의 열정과 도전이 담긴 무대이자, 세대와 지역을 잇는 감동적인 문화행사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다방에 들어오면 쌍화차만 시켜 놓고 시를 쓰던 청년이 기억나는 이유는 그 청년이 자신의 말을 끊지 않고 들어주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남의 말을 들어주기는 했어도 정작 자신의 말을 들어준 사람은 없었음을 떠올리며, 다방은 말을 끊지 않는 곳이라고 말했다. 사진=윤석룡시장은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곳이지만 요즘은 점점 삭막해져 간다며, 감자를 나눠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눠주는 감자가 단순한 감자가 아니라 자신의 냄새, 사람 사는 냄새라고 했다. 사진=윤석룡여자들이 머리를 자르는 것은 혁명이라며, 머리를 만지는 것은 기술이지만 사람을 만지는 것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무엇을 물어봐도 대답 없이 휴대폰만 본다며, 그래도 손님이 나가면서 “오늘따라 내 얼굴이 나아 보이네” 하고 한마디 툭 던지고 나가면 울컥해진다고 했다. 사진=왕영분젊었을 때 간호장교가 꿈이었으나 이루지 못했어도 평생 남을 보살피며 살아왔다고 말하는 향기는 “나는 빛나는 별인 줄 알았는데 개똥벌레였다. 그래도 괜찮다. 나는 빛날 테니까”라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윤석룡목욕탕은 땀도 밀고 서러움도 털고 세월도 밀어내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때는 다시 껴도 마음에 남은 손길은 오래 간다며, 누군가의 등을 밀어주고 토닥이며 사람도 인생도 매끈해지기를 기원했다. 사진=윤석룡“춤은 왜 추냐, 춤이 밥 먹여주냐”라는 질문이 몸에 멍처럼 박혔던 시절도 있었다. 젊었을 때는 예쁘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입고 싶은 옷보다 예뻐 보이는 옷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는 입고 싶은 옷을 입게 되었고, 자신의 몸에 말을 걸게 되었으며, 오늘도 스스로를 위로하며 여전히 춤을 추고 있다고 했다. 사진=김영희명령과 복종 속에서 각 잡고 살아왔지만, 퇴역 후 거울을 보니 계급장도 없고 군복도 벗은 채 인간으로 다시 훈련받아야 할 노인 하나가 있었다. 그는 이제 허용하는 훈련이 필요하며, 명령이 아닌 “수고했다, 괜찮다, 충분히 잘 살았다”는 인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윤석룡엄마라는 직업은 정년도 없고 월급도 없고 퇴직금도 없지만, 아이가 웃던 모습·남편이 잠든 옆모습·혼자 눈물 삼켰던 부엌 같은 기억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엄마에게 전화도 하고, 엄마 이름이 무엇인지 물어보라고 당부했다. 사진=김영희노인복지관 인문학반 수강생들이 하계 방학 중에도 축하하기 위해 찾아와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윤석룡농사는 이기는 일이 아니라 땅에게 지고, 비에게 지고, 시간에게 져야 겨우 한 줌의 쌀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 자신이 흙이 되는 날, 그 땅 어딘가에서 마지막 이야기가 자라날 것이라고 했다. 사진=윤석룡“당신의 기억과 이야기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당신의 이야기는 세상에 하나뿐인 아주 귀하고 소중한 이야기다. 모든 것을 견뎌 온 당신께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는 DJ의 말. 사진=윤석룡